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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의 단맛, 고구마 영종도의 단맛, 고구마10월 중순부터 영종도의 황토밭이 수확으로 분주해진다. 서리가 내리기 전, 햇살이 부드러워질 무렵 황토밭의 농부들은 하나같이 바쁘다. 밤고구마는 9월 초부터, 꿀고구마는 9월 중순부터, 호박고구마는 10월 초부터 차례로 캐낸다. 올해는 유난히 더웠던 탓에 밭은 늦게까지 뜨거워 수확 시기가 다소 늦어졌다. 수확을 끝낸 밭 위로 가을 하늘이 내려앉고, 흙과 햇살의 냄새가 뒤섞인다.영종도 고구마의 맛은 흙에서 시작된다. 황토흙은 수분이 많고 미네랄이 풍부하며, 서해의 해풍이 더해져 껍질이 얇고 단단한 고구마가 자란다. 수확 후에는 큐어링(curing)이라 불리는 숙성 과정을 거친다. 서늘하고 통풍이 좋은 곳에서 1~2주간 보관하면 고구마 속 전분이 당으로 바뀌어 단맛이 최고조에 이른다... 2026. 1. 10.
복을 싸먹는 쌈밥 책속의 식탁 쌈밥은 특별한 음식이 아니다.쌈밥은 먹는 방식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이다.한국인은 쌈을 싸서 먹어 왔다.밥과 반찬을 하나로 묶어 한입에 넣는 방식은 음식을 나누고, 욕심을 조절하며, 균형을 맞추 었다. 맛은 이렇게 쌈처럼 한입에서 시작된다.복과 건강을 싸 먹는다. 쌈밥.한국인은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싸서 먹는 민족이다.오죽하면 ‘보따리 민족’ 혹은 ‘쌈 민족’이라고 했을까.조선시대 유학자 이덕무는 『사소설』에서 상추쌈 먹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손으로 싸 먹지 말고, 밥을 숟가락으로 떠 밥그릇 위에 올려놓고상추 몇 잎을 젓가락으로 집어 밥숟갈 위에 있는 밥을 싸서 먹은 다음장을 떠먹어라. 쌈을 한입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하는 것은부인의 행실로 좋은 태도가 아니니.. 2026. 1. 5.
도시 맛복이 한 스푼, 도시의 맛 | 제사와 혼밥 책속의 식탁 도시의 맛은 의식이 아니라 구조에 있다.제사는 '특별한 날의 행사'가 아니라, 삶을 정리하는 방식이다. 제사의 기본은 밥, 국, 나물이다. 국밥집, 백반집, 구내식당의 상은 제사의 형식은 아니지만, 그 구조는 한국인의 일상적인 밥상과 깊이 닿아 있다. 그래서 도시의 맛은 오래될수록 익숙하면서도, 익숙할수록 다시 낯설어진다. 한국인의 밥상은 주례 제사상 차림과 닮아 있다.설날이나 추석에 차리는 유교식 제사상은 일상의 식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제사상의 기본 구성은 밥, 탕, 나물이며, 여기에 김치가 더해진다.조선 후기 『사례편람』에도 김치는 제사 음식의 한 항목으로 기록되어 있다.설과 추석, 그리고 기일에 차려지는 제사상은 의례 음식이 아니라,살아 있는 사람들이 매일 먹던 밥상과 잔치상이 겹쳐진.. 2026. 1. 2.
[대전] 대전터미널 맛집, 보은순대 순대국, 뼈해장국 맛집 [보은순대] 대전 복합터미널을 향해 가던 길,간단히 순대국 한 그릇 정도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하며 지나치던 중 눈에 들어온 간판 하나가 발길을 멈추게 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딱 봐도 맛있어 보이는 집이었다. 저녁 6시 무렵이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이유를 알 수 있었다.홀이 거의 꽉 차 있었고, 잠시 후에는 자연스럽게 대기줄이 생겼다.이 정도면 굳이 더 설명이 필요 없는 집이다. 주문을 하며 주변 테이블을 둘러보니순대국만큼이나 뼈다귀해장국을 많이 먹고 있었다. 그래서 순대국과 뼈해장국을 하나씩 주문했다. 이 집은 순대국 전문점이지만 메뉴 구성이 단출하지 않다. 곱창전골, 순대전골 같은 메뉴가 있어 식사 손님도 많지만 술과 함께 먹는 손님도 상당하다.테이블 회전은 빠르고 서.. 2026. 1. 2.
'맛복이 한스푼, 도시의 맛' 은 '맛복이 한스푼, 도시의 맛' '맛복이 한스푼, 도시의 맛'은 도시를 이해하는 가장 일상적인 접근 방식이 음식이라고 판단하면서 시작했다.2001년 인천국제공항의 개발과 변화를 지켜보며 지역의 가치와 언어 뒤에 가려진 생활의 흔적을 기록할 필요를 느꼈다. 땅과 바다, 그리고 생활의 모습은 밥상으로 부터 나왔고 음식의 변화는 사람과의 관계로 도시 정책보다 먼저 변화가 보였다. 지역의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기억과 생계, 커뮤니티 관계속의 결과물이다. 사라지기 쉬운 제철의 맛과 지역의 조리 방식을 글로 남기고자 했다. 도시를 미래로 가는 수단의 계획이 아닌 삶속에서 즐거움과 느껴지는 감각을 공유하고 싶었다. 음식을 통해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읽고 이해할 수 있다. 이 칼럼은 기록이자 관찰이며, 지역.. 2025. 12. 31.
한 해의 끝에서 꺼낸, 막걸리 한잔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 무엇이었는지를 떠올리는 일은 마치 오래된 일기장을 다시 여는 일과 닮아 있다.분명 많은 음식을 먹었는데, 막상 한 줄로 적을 만한 맛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꼭 챙겨 오고 싶은 것들이 생긴다.그것은 물건이라기보다 기억을 오래 붙잡아 두기 위한 표식에 가깝다.맛에 대한 기억, 장소에 대한 기억,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에게서 느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서의 흔적들을 한 장면씩 가져온다. 몇 주 전, 고흥에서 유자막걸리를 담가 주셨다. 큰 병에 담아 주겠다는 말을 혼자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며 사양하고, 작은 병 하나만 받아 왔다. 맛만 보면 된다는 말은 주겠다는 분의 배려였다. 한 해의 끝자락,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낮부터 공기.. 2025.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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